2-4. CRAFT / 가봉, 샘플 그리고 메인 생산
ARCHENIS의 제작 과정
가봉 & 샘플 & 그리고 수정의 반복
앞서 시리즈를 쭉 보였다면 패턴, 디자인, 원단, 부자재가 다 구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제로 그 옷이 제대로 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 시작에는 늘 작업지시서(Tech Pack) 가 있습니다.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한 기준을 문서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저희 작업의뢰서의 일부입니다. 이런 문서를 만들게 됩니다.
한 마디로 작은 사업계획서 라고 보면 됩니다. 어떤 원단을 쓰는지, 어떤 부자재가 들어가는지, 어느 부위의 사이즈를 어떻게 가져갈지,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더 나아가 바느질 땀 수 부터 해서 각도 거리 등 말이죠
이런 계획서를 바탕으로
샘플 or 가봉+샘플을 진행하게 됩니다.
가봉은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기 저렴한 원단 혹은 광목이라는 면 섬유로 임시로 바느질하여 입어보며 몸에 맞는지 핏은 어떤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으로 '가짜 봉제'라는 뜻입니다.
가봉 단계 에서는 사이즈 조정, 착용감 확인, 실루엣 확인 등이 이루어 집니다. 다만
샘플은 한 단계 더 실제에 가까운 시제품입니다.
디자인과 패턴, 원단과 부자재가 실제로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핏은 어떤지, 실루엣은 의도대로 나오는지, 움직임은 자연스러운지, 수정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를 몸 위에서 확인합니다.
가봉과 샘플의 차이라고 한다면 가봉은 임시로 바느질을 하여 박음질 최소화, 부자재 최소화, 원단 최소화 를 통해 빠르게 실루엣과 느낌 그리고 큰 수정 사항을 잡는다면 샘플은 대량 샌산 이전에 제작하는 시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좋은 옷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디자인에 문제가 생길 때도 있고 패턴이 예상과 다르게 작동할 때도 있고 원단이나 부자재가 전체 인상을 흔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 모든 요소가 동시에 수정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르케니스는 가능하면 단계를 쪼개어 확인합니다.
바로 샘플로 들어가기보다 먼저 가봉으로 전체 실루엣과 핏을 점검한 뒤 다시 샘플로 넘어가는 식입니다.
또 이렇게 단계를 나누게 되면 결국 비용과 시간의 총량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구현하고자 하는 옷의 정확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실제로 어떤 아이템은 한 번의 가봉과 한 번의 샘플 혹은 한번의 샘플만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원단 자체의 물성과 원단이 옷으로 되었을 때의 실루엣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샘플링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쏟아 대부분의 옷은 n차 가봉과 n차 샘플을 거치며 조금씩 더 나아집니다.
그리고 그 반복 끝에서야 비로소 ‘이제 내보낼 수 있다’는 순간에 가까워집니다.
같은 옷의 1차 가봉, 2차 가봉, 1차 샘플 입니다.
이 옷같은 경우는 3번의 가봉 그리고 2번의 샘플 작업 총 5번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패션 브랜드는 늘 한 계절 앞을 바라봅니다.
여름에는 겨울을 생각하며 만들고 겨울에는 다음 봄과 여름을 준비합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이는 직업이라 괜시리 기분이 좋습니다.
메인 생산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빽도 없고 리소스도 돈도 없는 사람이 맨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성공하는 방법은 정말 뭣 같이 노력하는 것.
그것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것을 고등학교 2학년 때 부터 알고나서 저의 삶의 모든 원칙은 노력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잡았던 모든 기회들은 그냥 남들 놀때 더 공부하고, 남들 쉴때 고찰을 하며, 부끄럽고 하대 받고 무시 받아도 고개 숙이고 들어가고 필요하면 돈을 써서라도 기회를 잡고 배우고, 앞이 보이지 않는 불같은 가시밭길을 매일 걷는 방법 뿐.
이 방법 뿐이었습니다.
생산 공장을 찾는 일도 그러했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찾아야하는지 감도 안오고 막막했습니다.
비교적 퀄리티가 낮고 빠른 생산과 낮은 단가를 내세우는 곳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의 기준에 부합하는 파트너를 가려내는 일은 그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결국 아르케니스가 지향하는 퀄리티와 감도를 구현할 수 있는 생산 파트너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템에 따라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내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예를 들어 데님, 가죽처럼 공정이 복잡하거나 변수가 많은 품목은 해당 분야 전문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과 생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하우스냐 외부 협업이냐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원하는 완성도를 구현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기준으로 3군데가 있으며 정확한 브랜드 레퍼런스는 공유하기 어렵지만 결국 인고 끝에 한국의 국내 고가 컨템포러리 및 디자이너 브랜드 퀄리티를 만드는 파트너들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템별 전략에 따른 라인 운영을 다르게 하고있습니다. 상황별 필요에 맞춰 하이엔드 및 일반 라인을 구분하여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메인 생산이 시작된 뒤에도 작업은 끝나지 않습니다.
공장에서 메인 생산 작업이 진행 된 후 실밥을 정리하고, 오염을 제거하고, 아이롱으로 형태를 다시 잡고, 부자재를 최종 점검하고, 전체 검수(QC)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포장 단계로 넘어갑니다.
패션업은 고상떨며 아름다운것만 보고 하하호호 웃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마치 백조가 우아하게 떠있는것 같아보이지만 발 밑에서는 열심히 발길질을 하듯 이렇게 많은 공정을 거쳐 옷이 탄생하게 됩니다.
사실 디자인을 하는 시간은 찰나의 순간이고 거의 대부분을 생산, 미팅, 이동, 원단 옮기기, 샘플 재 재재재 수정, 부자재 및 원단 수량 적시적소 분배와 세팅, 원단 오더와 리드타임 관리, 포장, CS, 재무 분석, 원가 설계, 마케팅, 자금 조달 등등,,
이런 여러 과정을 통해 고객 분들께 아르케니스 옷이 전달됩니다.
저희가 만드는 옷 그리고 부자재 하나에도 사랑과 애정이 들어가있다는 것.
협력사의 응원과 노력이 들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고객분들이 입기전에 내가 입는 것이기 때문에 타협하지 않는 다는 것.
그것 하나로 여러분들께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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